코로나19 확진자 접촉에 따른 자가격리로 오갈 곳 없이 ‘나홀로 분만’ 위기에 처한 임신부가 충남 홍성의료원 덕분에 무사히 새 생명을 맞이했다.
산부인과는 전원을 요구하고, 다른 의료기관에서는 이 임신부를 수용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충남 공공의료 시스템의 신속한 판단과 움직임이 두 생명을 지켜냈다.
6일 도에 따르면, 임신부 A씨는 지난달 29일 오전 산통으로 평소 다니던 B산부인과를 남편과 함께 찾았다.
그런데 B산부인과 입원 대기 중 남편이 거주지 보건소로부터 확진 통보를, A씨는 접촉자로 자가격리 통보를 받게 된다.
남편은 곧바로 인근 공공의료원으로 이송되고, A씨는 B산부인과 별도 공간에 격리됐다.
A씨의 진통은 시간이 갈수록 커졌으나, B산부인과는 A씨에 대한 분만 유도나 제왕절개 수술 등의 조치를 취하지 못했다.
병원 내 다른 산모와 신생아, 의료진 감염 위험, 분만실 또는 수술실 폐쇄 가능성 등으로 섣불리 나서지 못한 것이다.
이 같은 상황을 접한 도는 코로나19 확진자 분만 가능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전원 가능 여부를 타진했다.
그러나 타 의료기관에서도 산모가 감염에 노출될 수 있어 분만 의료를 제공하기 어렵다는 답변만 돌아왔다.
그 사이 A씨는 분만이 30% 가량 진행되며 위급한 상황에 처하게 된다.
다급해진 도는 도내 의료원과 긴급 이송을 협의했고, 홍성의료원에서 수술실 일정을 조정하며, 불과 30분 만에 이송을 결정했다.
이에 따라 A씨는 의료인이 동승한 119구급차를 타고 홍성의료원으로 향한다.
A씨에 대한 이송 결정 직후 홍성의료원 산부인과 최정훈 과장은 분만 준비에 들어갔고, A씨 도착과 함께 방호복을 입고 검사 및 제왕절개 수술을 진행했다.
수술은 성공적이었고, 수술 직후 진행한 코로나19 진단검사에서도 다행히 산모와 신생아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다.
홍성의료원은 그러나 만약의 사태에 대비, 수술실과 분만실에 대해 소독 등 예방적 방역조치를 완료했다.
A씨와 아기는 건강한 상태로 퇴원해 현재 자가격리 중이다.
최 과장은 “확진자 접촉에 따른 감염 우려로 쉽지 않았던 결정이었으나, 도민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공공병원으로서 태아와 산모를 우선적으로 고려한, 당연한 결정이었다”고 말했다.
도 관계자는 “감염병 전담병원에서 묵묵히 사명을 다하는 공공의료인들이 있어 위급 상황을 안전하게 넘길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한편 양승조 지사는 최근 A씨에게 전화를 걸어 출산을 축하한 뒤, 남편이 하루빨리 쾌유해 세 가족이 한 자리에 모일 수 있길 바란다는 뜻을 전했다. <저작권자 ⓒ 뉴스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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