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류대장’이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며 한 편의 감동적인 드라마를 썼다.
지난 19일 방송된 JTBC ‘풍류대장-힙한 소리꾼들의 전쟁’ 4회는 베일에 가려져 있던 1라운드 톱10의 주인공과 2라운드를 뜨겁게 달굴 경연 방식이 공개됐다. 2라운드는 도전자에 맞서 자리를 사수해야 하는 톱10 방어전 방식으로 진행됐다. 톱10에게는 2라운드에서 최저점을 받고 자리를 빼앗기더라도 탈락하지 않고 ‘3라운드 자동 진출권’ 혜택이 주어졌다.
최연소 참가자 윤세연, 국악 싱어송라이터 ‘국악 싸이’ 최재구, 상상 그 이상의 풍물밴드 이상, 강력한 우승 후보 AUX(억스), 수묵화 같은 매력의 온도, 사이키델릭 사물놀이 밴드 누모리, 소리를 갖고 노는 음유사인, 4인조 가야금 병창 서일도와 아이들, 조선팝 창시자 서도밴드, 국악과 재즈의 크로스오버 소리맵시가 영광의 톱 10에 등극했다. 1라운드 톱10의 자존심을 건 대결, 그리고 새로운 톱10이 되기 위한 치열한 ‘의자 뺏기’ 경연이 시작됐다. 2라운드는 국악 작곡을 전공한 음악 감독 박칼린이 특별 심사위원으로 나서 냉철한 심사를 더하며 긴장감을 높였다.
1조부터 죽음의 조였다. 국악인으로서의 고단한 삶을 힙한 랩으로 풀어내 ‘100만 조회수’를 넘긴 화제의 출연자 최예림. 그는 이번엔 카밀라 카베요의 ‘하바나(Havana)’를 농염하게 소화했지만 심사위원 평이 엇갈리며 아쉬움을 남겼다.
‘판소리 하는 트로트 남자’ 강태관은 한영애의 ‘코뿔소’를 희망적인 메시지와 신들린 기타 연주를 더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 “섹시한 록스타 같았다”는 성시경, “2가지를 나보다 잘한다. 노래와 기타”라는 김종진, “내가 공연할 때 기타리스트로 섭외하고 싶다”는 이적 등의 극찬이 이어졌다. 강태관은 ‘뱃노래’와 임창정의 ‘문을 여시오’를 전매특허 재기발랄하게 소화한 윤세연을 제치고 2라운드 톱10에 올랐다. 1라운드에서 선미의 ‘24시간이 모자라’로 화려한 퍼포먼스를 보여줬던 ‘임방울 국악제 대상’ 최효주. 그는 화사의 ‘마리아’를 선택했지만 불안한 호흡이 지적을 받으며 탈락했다.
2조는 팝을 품은 민요밴드 bob, 월드뮤직밴드 위로(wero), 한많은 국악인 신동재가 음유사인에게 도전장을 던졌다. 위로는 故(고) 신해철의 ‘재즈카페’를 국악과 재즈를 섞어 무대를 꾸몄고, 신동재는 한영애의 ‘조율’로 세상에 위로를 건네는 음악을 만들었다. bob는 패닉의 ‘로시난테’와 ‘창부타령’을 조화롭게 결합했지만 다른 팀에 밀려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음유사인은 보컬 심예은의 목소리가 제대로 나오지 않는 최악의 상황에도 박칼린으로부터 “조합을 잘 이루고 서로 믿고 가는 팀이라는 게 느껴졌다”는 호평을 받았다. 특히 무대가 끝나고 아쉬움을 드러낸 심예은에게 “잘했다. 살다보면 항상 100% 컨디션으로 노래를 할 수는 없다”라면서 “성대가 좋지 않아도 숨으로도 감동을 줄 수 있다”라고 격려한 성시경의 조언은 감동 그 자체였다. ‘국악 힙스터’ 음유사인은 톱10 자리를 지켰다.
심사위원들의 다양한 시각이 담긴 심사평도 흥미를 자극했다. 연달아 최저점을 주며 ‘풍류대장의 최저점 저승사자’ 역할을 한 박칼린은 위로의 ‘재즈카페’에 대해 가야금, 대금, 보컬이 한꺼번에 쏟아져나와 조화를 이루지 못했다면서 “비켜줘야 들릴텐데”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박정현은 “재즈에 필요한 게 주고받기인데 주고받는 요소들이 좋았고 많은 악기와 요소들이 서로 부딪히지 않고 잘 넘어갔다”라고 칭찬했다. 정답이 없는 국악과 대중음악의 크로스오버인만큼 심사위원들의 견해차가 담긴 심사평이 음악적 식견을 넓히고 무대를 더욱 재밌게 즐길 여지가 됐다.
시시상청 샤우팅 AUX(억스), 국악계 SG워너비 심풀, 국악 아카펠라 그룹 토리스, 파워 가야금 병창 임재현 등 막강한 보컬들이 3조에서 맞붙었다. 임재현은 산울림의 ‘어머니와 고등어’를 호소력 짙게 소화해 호평을 받았다. 심풀은 아델의 ‘웬 위 워 영(When We Were Young)’과 ‘춘향가’를 아름다운 화음을 만들어내며 깊은 울림을 선사했다. 토리스는 ‘흥부가’ 중 박타는 대목을 표현한 ‘시리렁 실근’과 마크 론슨의 ‘업타운 펑크(Uptown Funk)’을 섞어 뮤지컬을 보는 듯한 즐거움을 안겼다.
진정한 죽음의 조였던 3조에서 심풀이 최저점을 받으며 탈락 위기에 놓였다. 그 순간 이적이 ‘풍류대장’ 최초로 와일드카드를 쓰며 반전이 시작됐다. ‘풍류대장’은 심사위원 7명이 세미 파이널, 파이널을 제외하고 각각 한 장의 와일드카드를 쓸 수 있다. 이적은 “세팀 모두 좋았다. 탈락할 무대가 아니었다”라면서 심풀을 구제했다. AUX(억스)는 송민호의 ‘아낙네’를 태평소에 이펙터를 이용해 새로운 사운드를 만드는 화려한 퍼포먼스로 톱10 방어에 성공했다.
소리꾼들의 흥과 한과 힙함을 가득 담은 ‘풍류대장’, 4조에서 모두를 울린 감동적인 무대가 펼쳐졌다. 서일도와 아이들이 톱10 방어전에 출격한 가운데 정가의 청아의 매력을 뽐낸 해음, 한을 담은 판소리 이아진이 대결을 펼쳤다. 해음은 장기하와 얼굴들의 ‘싸구려 커피’를 정가의 아름다운 매력을 담아 호평을 받았다.
2라운드 녹화 첫날 긴장해서 급체한 이아진은 굳은 의지로 무대에 올랐지만, 박효신의 ‘굿바이(Goodbye)’를 열창하다 쓰러졌다. 제작진은 즉각적으로 녹화를 중단하고 구급차로 이아진을 병원에 후송했고 진료를 받게 했다. 또한 이아진의 건강을 살핀 후 무대에 다시 오르고 싶다는 본인의 강한 의지에 따라 다음날 다시 녹화를 진행했다. 선의의 경쟁을 펼치는 다른 참가자들도 이아진에게 다시 무대에 오를 수 있는 기회를 줘야 한다고 배려했다.
이아진의 컨디션이 걱정돼 무리하지 말라던 이적, 대기실에 한달음에 찾아간 성시경, 제작진과 심사위원, 출연자들 모두가 걱정하고 응원한 가운데 이아진은 2라운드 둘째날 다시 무대에 올랐다. 1라운드 때 완급조절을 지적했던 이적은 “한 소리꾼이 한 라운드만에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면 앞으로의 무대가 더 기대된다”라고 칭찬했다.
호평을 받았지만 이아진은 쟁쟁한 실력자인 해음과의 경쟁에서 안타깝게도 밀렸다. 탈락의 위기에 놓인 순간 박정현이 와일드카드를 꺼냈다. “짧은 시간 안에 새로운 것을 보여주려고 노력한 게 너무 놀랍다. 아진씨를 더 보고 싶다”라면서 이아진을 살린 박정현. 그는 감격의 눈물을 흘린 이아진을 위로하며 함께 울었다.
무대를 향한 소리꾼들의 열정과 영혼을 울리는 무대, 그리고 같은 음악인으로서의 따뜻한 심사를 하는 심사위원들이 빛난 ‘풍류대장’ 4회. 4조에서 해음과 이아진 모두 3라운드에 올라간 가운데 서일도와 아이들이 톱10 방어에 성공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4회 시청률은 닐슨코리아 유료가구 기준 전국 3.8%, 수도권 3.6%를 기록하며 호응을 이어갔다. 반전의 2라운드를 시작한 ‘풍류대장’ 5회는 오는 26일 화요일 밤 9시에 방송된다.
사진제공= ‘풍류대장’ 방송화면 캡처 <저작권자 ⓒ 뉴스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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