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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훈처, 만주지역 군자금 모집 ‘국민부 모연대’ 기밀문서 공개

일본 외무성 외교사료관서 최근 발굴…日 간도총영사관 경찰서장 작성

곽금미 | 기사입력 2022/06/08 [22:49]

보훈처, 만주지역 군자금 모집 ‘국민부 모연대’ 기밀문서 공개

일본 외무성 외교사료관서 최근 발굴…日 간도총영사관 경찰서장 작성
곽금미 | 입력 : 2022/06/08 [22:49]

일제강점기인 1930년대 중국 북간도지역에서 독립운동 군자금 모집을 했던 단체의 활약상을 파악할 수 있는 문건이 최초로 공개됐다.

 

국가보훈처는 1930년대 남만주 지역의 최대 민족주의 계열 독립군 정부인 국민부가 군자금을 모집하기 위해 북간도로 파견했던 모연대의 활약상을 생생하게 들여다 볼 수 있는 자료를 국내에 처음 선보인다고 8일 밝혔다.

 

국민부는 1929년 4월 참의부·정의부·신민부의 일부가 통합돼 설립됐다. 창립 이후 1930년대 중반까지 조선혁명군을 조직하는 등 강력한 무장투쟁을 전개함과 동시에 재만 한인사회를 기반으로 일종의 자치기관의 역할을 수행했다.

 

간도지역은 당시 한인들이 많이 이주해 살던 곳으로 독립군은 이들의 전폭적인 지지 속에서 무장투쟁을 전개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일본군이 청산리전투 등의 패배에 대한 보복으로 1920년 간도지역 한인을 대거 학살한 간도참변을 일으키면서 독립군은 지지기반을 잃고 무장투쟁 자금을 직접 마련해야만 했다.

 

일제의 삼엄한 감시에도 당시 남만주를 일대로 무장투쟁을 수행하던 국민부는 설립 직후인 1929년 5월 북간도에서 친일 부호 등을 대상으로 군자금을 모집할 별동대로 모연대를 조직했다.

 

▲ 1929년 5∼11월 국민부 모연대의 군자금 모집 상황표. (사진=국가보훈처)  ©



모연대를 통해 모집된 군자금은 국민부의 군대인 조선혁명대의 무기 구매와 의식주 해결 등 군수보급 비용으로 사용됐다.

 

해당 자료는 보훈처가 지난 4월 일본 외무성 외교사료관의 독립운동 관계자료 조사 과정에서 확보한 것으로, 1929년 12월 6일 간도총영사관 경찰서장이 간도총영사에게 국민부 모연대에 대한 수사경과를 보고한 11쪽짜리 기밀문서다.

 

자료에서 일본경찰은 모연대의 조직체계·인적사항, 군자금 모집방법 등을 구체적으로 기록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비밀리에 활동했던 모연대의 실체를 파악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 군자금 모집 상황표에는 모연대가 다녀간 지역, 방문횟수·인원, 납부명령 금액·실제 모집액 등이 상세히 기록돼 있다.

 

보훈처는 당시 일본경찰이 검거대상인 모연대원 등 불령선인으로 분류한 39명의 명단도 첨부돼 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포상되지 않은 분들이 다수 포함돼 있어 독립유공자 발굴을 위한 공적 확인에 유의미한 자료로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자료에는 장한성이 이끄는 모연대를 체포하기 위해 일본경찰이 작성한 행동경로, 부대편성, 수색전략 등 세밀한 체포작전을 비롯해 야간과 새벽을 가리지 않고 펼쳐진 일본경찰과 모연대원의 긴박한 대치상황이 시간대별로 기록돼 있다.

 

전문가들은 해당 자료에 대해 치열했던 만주 독립운동의 실상을 제대로 밝혀줄 수 있는 의미있는 자료로서 사료적 가치가 높은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 국민부 모연대 조직도.  ©



남궁선 보훈처 보훈예우국장은 “앞으로도 국외 독립운동 사료를 지속적으로 발굴·공개해 우리의 자랑스러운 역사를 기억하고 선열들의 독립정신을 후세에 길이 계승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채영국 전 독립기념관 책임연구위원은 “1920년대 후반 이후 일제의 무력이 만주로 급속히 뻗쳐오는데도 남만주를 무대로 한 대표적 독립운동 단체인 국민부의 무장활동이 북간도에서 끊이지 않고 전개되었음을 보여주는 의미 있는 사료”라고 평가했다.

 

장세윤 성균관대 동아시아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이번에 보훈처가 수집한 문서는 장한성의 쓰보이 사살 사건 직후에 작성된 가공되지 않은 원문으로 이를 일본 현지에서 수집해 최초로 공개하는 데 의미가 크다”며 “국민부 모연대장으로 활동한 장한성 선생의 치열한 전투전, 그가 속했던 국민부 모연대의 활동 등은 새롭게 연구하고 재평가 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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