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코어

113개 금융기관, 2050 탄소중립 ‘기후금융’ 실행 선언

탈탄소 산업 자본 유입에 적극 노력 등 ‘6대 약속’

곽금미 | 기사입력 2021/03/10 [19:20]

113개 금융기관, 2050 탄소중립 ‘기후금융’ 실행 선언

탈탄소 산업 자본 유입에 적극 노력 등 ‘6대 약속’
곽금미 | 입력 : 2021/03/10 [19:20]

국내 113개 금융기관들이 ‘2050 탄소중립’을 적극 지지하고, ‘기후금융’에 적극 노력함으로써 탄소중립 목표달성에 기여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번 선언으로 우리나라의 탄소중립을 위한 기후금융 속도가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113개 금융기관들은 9일 열린 ‘2050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기후금융 지지 선언식’에서 “기후위기 시대, 탄소중립 시대의 방관자나 수동적 대응자가 아니라 적극적인 행동가가 되고자 한다”며 기후금융 실행을 약속했다.

 

▲ 환경부 장관과 은성수 금융위원회장, 은행·보험·증권 등 금융그룹 관계자들이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열린 ‘2050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기후금융 지지 선언식’에서 선언문을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금융위원회)  ©



미국, 중국, 일본, 유럽연합 회원국 등 전 세계는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탄소중립’을 선언하고 있으며, 우리나라도 지난해 10월 2050 탄소중립을 선언한 이후 ‘장기저탄소발전전략(LEDS)’과 ‘2030 국가온실가스 감축목표’를 확정해 발표하는 등 탄소중립 사회로 가기 위한 닻을 올렸다.

 

‘2050 탄소중립’과 관련한 기후금융 지지선언은 국내 처음이다. 특히 한 나라에서 은행을 중심으로 한 종합금융그룹을 필두로 주요 보험사와 증권사, 자산운용사, 연기금, 공제회 등 다양한 금융업종이 대거 참여한 지지선언은 세계적으로도 드문 일이다.

 

이번 지지선언에 참여한 113개 금융기관들의 작년 말 기준 총 운용자산 규모(AUM)는 약 5563조 5000억 원에 이른다.

 

지지 참여 금융기관들은 선언문에서 “사회변화의 핵심 동력 중 하나는 바로 자본의 이동이다. 자본이 고탄소 산업에서 저탄소, 궁극적으로 탈탄소 산업에 대규모로, 그리고 빠른 속도록 유입되어야만 실질적인 변화가 가능하다. 때문에 2050년 탄소중립 목표달성에 금융은 핵심”이라며 금융기관의 역할을 강조했다.

 

또한 “2050 탄소중립으로 가는 험난한 항해의 물길을 주체적으로 열어가고자 한다”며 기후금융 실행을 위한 ‘6대 약속’을 천명했다.

 

이어 “배제적 성장에서 포용적 성장으로, 주주자본주의에서 이해관계자 자본주의로, 고탄소 사회에서 탈탄소 사회로의 전환이 진행 중”이라고 언급했다.

 

아울러 “전 세계적인 ESG 열풍은 이러한 시대 전환을 대변하는 키워드”라며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탈탄소는 이러한 전환을 강력하게 추동하는 기관차이며, 코로나19 팬데믹은 이를 가속화 하는 계기”라고 진단했다.

 

‘6대 약속’은 ▲2050 탄소중립 적극 지지 ▲금융 비즈니스 전반에 기후리스크를 비롯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요소 적극 통합 ▲기후변화 관련 국제적인 기준의 정보공개 지지 및 이에 따른 재무정보공개에 적극 노력 ▲대상기업에 기후변화를 비롯한 ESG 정보공개 적극 요구 ▲다양한 기후행동으로 고탄소 산업에서 탈탄소 산업으로 자본 유입에 적극 노력 ▲기후변화 대응 관련 다양한 금융상품 출시다.

 

6대 약속과 관련해 각 금융기관들은 자사의 여건에 부합하는 기후금융을 실천한다.

 

지지선언 참여 금융기관들은 우선 ‘6대 약속’을 실행하기 위한 구체적인 행동의 일환으로 ▲탈석탄 선언 ▲TCFD(기후변화 관련 재무정보공개 협의체) 지지 ▲CDP(전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 서명기관 등재라는 3가지 사항 중 최소 2가지 이상을 오는 5월 말 우리나라 주도로 열리는 P4G 정상회담 전까지는 충족하기로 약속했다.

 

신한은행, 한국지방재정공제회는 이번 지지 선언식 당일에 ‘탈석탄 선언’을 했다. 또 하나금융그룹, DGB금융그룹, 미래에셋대우는 상반기 중에는 탈석탄 금융을 선언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은행 중심 종합금융그룹 중에는 전북은행과 광주은행만 참여한 JB금융그룹을 제외하면 KB, 신한, 우리, NH, 하나, BNK, DGB 금융그룹은 계열사 모두가 지지선언에 동참했다. 삼성과 한화의 금융계열사 모두가 참여했다는 점도 눈에 띈다.

 

국책은행으로는 IBK기업은행이, 공적연기금과 공제회에서는 사학연금, 공무원연금, 한국교직원공제회, 대한지방행정공제회, 한국지방재정공제회가 참여했다.

 

하지만 국민연금을 비롯한 국책은행 등 공적금융의 참여는 민간에 비해 저조하다. 기후금융 활성화를 위해 보다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해 보인다.

 

전 세계 투자자를 대변하는 7개 글로벌 기관들(PRI, CDP, UNEP FI, IGCC, IIGCC, AIGCC, Ceres)의 협력 이니셔티브인 ‘투자자 어젠다’는 전 세계 금융기관들에게 탈석탄 투자(Investment), CDP 서명을 통한 정보공개 요구(Corporate Engagement), TCFD 지표에 따른 투자자 정보공개(Investor Disclosure), 기후위기 관련 정책지지(Policy Advocacy)라는 4대 중점영역에서 더욱 적극적인 ‘1.5℃ 기후행동’을 촉구하고 있다.

 

기후금융 지지 선언식에 참석한 한정애 환경부 장관은 “우리나라는 과거 개발도상국에 대한 적극적인 석탄발전 투자로 국제사회로부터 ‘기후악당’이라는 오명이 붙은 적이 있다”며 “환경부는 이러한 오명에서 벗어나기 위해 지난해 5월 국내 정부기관 최초로, 그리고 세계에서는 여덟 번째 정부기관으로 TCFD 지지를 선언했다”고 말했다.

 

한 장관은 이어 “국제적으로 기후변화와 환경문제에 대한 금융의 책임과 역할이 강조되고 있다”면서 “정부도 이러한 흐름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환경부는 수계기금 운용사와 산하기관 금고선정시 탈석탄 선언 여부와 같은 지표를 만들어 반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은성수 금융위원회 위원장은 “기후금융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자발적으로 참여·지지 의사를 밝힌다는 점에서 향후 기후금융 확산에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며 “정부도 금융권의 자발적인 노력을 뒷받침할 수 있도록 정책금융의 선도적 지원확대, 민간자금 유입 유도, 관련 시장인프라 정비 등 기후금융 활성화를 위한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 도배방지 이미지